무릇 이 문(門)에서 수습(修習)하려는 사람은 모름지기 법식(法式)의 순서를 알아야 한다. 미리 의궤(儀軌)를 알고 있지 않으면 공연히 돌아다니면서 힘만 들고 시간만 버리게 된다.
여러 경전과 현상과 이치[事法]에 대한 법문(法門)과 유가문(瑜伽門)을 참구하고 경험하였으므로 이들을 서로 모아 하나로 묶는다.
이러한 초발심으로 출발하여 해탈을 구하는 사람은 단계에 따라 보살지에 오른다. 그리하여 나는 수행을 계속하여서 그 행을 성취하였다.
모든 배우고 익히는 사람은 먼저 정수리에 물을 붓는 관정(灌頂)의 대삼매야(大三昧耶) 단(壇)에 들어가 보살계를 받고 대비심을 일으켜야 한다.
또 몸과 목숨과 재물을 버리고서라도 모든 유정을 이익되게 해야 한다. 마음은 오로지 불ㆍ보살을 희구하는 데 집중하고, 몸은 탐내고 성내는 것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용맹스럽게 정근하여 산란하지 않게 모으도록 해야 한다.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를 잠시도 멈추지 않고, 무량한 중생을 피안으로 건너가게 하고, 안과 밖을 극히 청정하게 하여 장엄하고 더러움이 전혀 없도록 해야 한다. 나이 많고 경험 많은 여러 화상과 스승[阿闍梨]들을 항상 존중해야 한다. 마음은 아첨하거나 간사하지 않으며 말은 반드시 성심껏 한다.
어떤 걸인이 오더라도 분수에 맞게 보시하며, 빈손으로 보내어서는 안 된다. 4위의(威儀) 및 여러 가지 일을 함에 있어서 이러한 찰나찰나의 시간마다 맑게 하여 진리를 염(念)하고 모든 행이 다 무상하다고 관한다.
간략히 말하자면 일체 모든 법이 거울에 비친 형상과 같다고 해야 한다. 이런 줄을 알았으면 정진(精進)의 갑옷을 입고, 번뇌의 군대를 깨뜨리고, 신비스러운 주문의 검으로 번뇌[蓋纏]들을 자르고 생사(生死)의 바다에서 나와 깨달음의 도량에 이르러 금강좌에 앉는다.
이렇게 결심하고 물러서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은 바야흐로 수습하여 대승의 경계에서 최승의 법문을 일으켜야 한다. 따라서 나는 지금 차례대로 설하고자 한다. 염송(念誦)을 하려는 사람은 먼저 땅을 청정하게 해야 한다.
땅을 청정하게 하는 방법은 너비를 4주(肘)1)나 혹은 8주ㆍ12주ㆍ16주 등으로 능력껏 그 양을 맞게 취하고, 깊이는 무릎까지 또는 1주 정도가 되도록 땅을 판다. 그리고 벌레나 개미ㆍ기왓장ㆍ자갈ㆍ머리카락ㆍ뼛조각ㆍ재ㆍ숯ㆍ겨ㆍ쭉정이ㆍ가시ㆍ나무뿌리에 얽혀 있는 각종 더럽고 나쁜 것들을 찾아서 제거한다.
1. 1)Skt. hasta. 고대인도에서 사용하던 길이의 단위. 1주란 자루의 길이를 말한다. 그 기준은 팔꿈치의 관절에서부터 가운데 중지의 끝까지의 길이이다.
『구사론(俱舍論)』 12권에는 7맥(麥)이 1지절(指節)이고, 3지절이 1지(指)이며, 가로로 나열한 24지가 1주(肘)이고 세로로 세운 4주가 1궁(弓)이라 한다.
『서역기(西域記)』 2권에서는 7숙맥(宿麥)이 1지절(指節)이고 24지가 1주(肘)이며 4주가 1궁(弓)이다. 다만 사람마다 손가락의 길이에 차이가 있어서 1주의 길이도 일정하지 않으므로 대략 18촌(吋)으로 하며, 일설에는 1척(尺)8촌(寸), 1척 5촌, 또는 1척 6촌이라고도 하며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고 나서 청정한 흙으로 가득 메우고 틈새를 견고히 메워 평평하게 다진다. 그런 후에 그 위에 정사(精舍)를 세우고 방을 청정하게 칠한다.
우선 방향을 정하는데 식재법[除災]을 하기를 바라는 자는 방문을 남쪽으로 열고 얼굴을 북쪽으로 향해 앉는다.
앉을 때는 반드시 결가부좌로 앉아야 한다.
만약 증익법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문을 서쪽으로 열고, 얼굴은 동쪽을 향해 앉으며 결가부좌를 해야 한다.
항복법[瞋怒法]을 짓는 자는 북쪽으로 문을 열고 얼굴은 남쪽을 향해 앉는데 몸을 쭈그려서 앉으며 두 다리 중에 오른쪽 다리가 왼쪽 위로 가게 한다.
경애법[友愛相親之法]을 도모하는 자는 문을 동쪽으로 열고 서쪽을 향해 앉는다. 앉을 때는 두 다리를 나란히 세우고 두 무릎을 벌려 앉는다.
이것이 ‘정사를 짓는 법’과 ‘일에 따른 앉는 자세’라고 말한다. 인법(印法)도 이와 같다. 먼저 청정한 방이나, 평지나 혹은 바위산 등에 다만 단(壇)을 건립하고 역시 그 구하는 일에 따라서 앞에서 설명한 앉는 법에 의해서 앉는다. 방을 세운 후에는 우선 쇠똥으로 여법하게 칠하여 장식한다.
그때 먼저 주문을 송한 후 비로소 사용한다. 처음 땅을 청소할 때 이 주문을 송하여야 한다. 주문은 다음과 같다. 옴 하라 하라 조크라 하라나리 스와하 2)oṃ hara hara jokra haranali svāhā. 옴 하라하라 라유아라 하라나 야 사바하2) 唵一訶囉訶囉二囉儒揭囉二合訶囉拏去夜三娑嚩二合引訶 이 주문을 세 번 송하고 다니면서 땅을 빗자루로 쓴다. 이 진언은 하라하라 진언이라고 부르며, 한자로는 訶囉訶囉真言이고, 산스크리트어로는 Hara Hara Mantra라고 합니다.
이 진언은 불교에서 땅을 청소하거나, 장애물을 제거하거나, 마귀나 악업을 물리치는 능력을 가진다고 믿는다고 합니다.
이 진언은 땅을 청소할 때 세 번 송하면서 다니면서 빗자루로 쓰면, 그 땅은 깨끗해지고 부처님의 가호와 축복을 받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진언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옴: 부처님의 신체, 구실, 지혜를 나타내는 소리 하라하라: 모든 장애와 고통을 파괴하는 소리 조크라: 불꽃과 번개를 내리치는 소리 하라나리: 모든 적과 악마를 물리치는 소리 스와하: 모든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소리 따라서 이 진언은 \"부처님의 신체, 구실, 지혜로 모든 장애와 고통을 파괴하고 불꽃과 번개로 모든 적과 악마를 물리치며 모든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뜻입니다. 땅을 모두 청소하고 그 흙을 치우고자 할 때는 다시 이 주문을 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