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금강경』개요
1. 『금강경』성립 시기
오늘과 같은 종교가 정립되기 이전, 부처님 탄생 이전, 그 보다도 훨씬 이전의 종교관은 모든 사람들이 자연을 숭배하고 의지하고 공경함으로서 자연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바람이나 해나 물이나 불이나 무엇이나 사람보다 강한 것을 신봉하는 다신(多神) 신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물을 보고 기도하기도 하고, 불을 보고 기도하기도 하고, 산을 보고 기도하기도 하고, 해를 보고 기도하기도 하며, 동네의 큰 바위를 보고 기도하기도 하고, 큰 나무나 물을 보고 기도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다신(多神) 신앙이 인도에서 바라문족에 의하여 바라문이라고 하는 유일신 신앙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문화가 비교적 발달된 바라문족은 바라문의 유일신만이 신이고 그 나머지 모든 신은 신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다신(多神)이기 때문에 중앙집권이 어려웠던 종교관에서 중앙집권이 가능한 일신(一神) 종교관으로 발전시켰던 것입니다.
이 바라문 유일신은 전지전능하시어 모든 존재를 창조하시고, 피조물의 운명을 좌우하므로 이 신의 구원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신앙 체계 아래에서는 신에게 의존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므로 신의 구원을 청하는 종교 활동이 활발하게 되었습니다. 신에게 의존하는 신앙이므로 자기를 개발하고 자기 자신을 찾는 신앙 활동은 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앙적 배경 하에서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셔서 이 우주의 진리를 깨달으시고,
49년간 이 깨달음을 그 당시 그 곳 사람들에게 전하셨습니다. 그가 깨달은 우주의 진리는 어떤 한 존재 혹은 유일신에 의하여 이 우주가 창조되고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기 스스로에 의하여 자기가 창조되고 지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도하셨습니다. 이리하여 부처님 이전의 모든 의타신앙에서 자각신앙으로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의타신앙의 특징은 자기의 구원을 받기 위하여 주재자를 섬기는 것입니다. 그 주재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가 되기도 하고 하늘이나 태양 등과 같이 눈에 보이는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바라문이라고 하는 바라문족이 믿는 신이였습니다. 이 신이 바라문족, 무사족, 서민, 천민을 창조하였다고 하고, 이 절대신을 섬기기 위하여 제사를 모셨는데 그 제사에는 동물의 머리를 재물로 바치었습니다.
자각 신앙은 그 주재자가 자기 스스로가 되는 것입니다. 그 주재자가 자기 스스로 이기 때문에 유일신이나 절대신이 나를 지배한다는 바라문 종교와 정면으로 대결하는 신앙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자각신앙의 주재자가 자기 자신이라고 하는 의미는 나를 지배하는 어떠한 계급도 부정하는 것입니다. 즉 각자가 각자의 지배자이므로 모두가 어떠한 상대의 위도 아니요 아래도 아닌 사민(四民)평등과 모든 존재의 평등을 부르짖는 사상입니다. 따라서 내가 구원을 받기 위해서 다른 동물의 머리를 바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이론이 나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부처님의 깨달음에 의하여 시작되는 불교는 처음부터 바라문교와 정면으로 대적하는 관계에 있어 바라문교로부터 도전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왕족도 부처님이 사민평등을 주장하게 되자 서민과 천민이 왕족과 평등을 주장하게 됨으로 부처님은 왕족으로부터도 도전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이들의 도전을 슬기롭게 넘기면서 불교를 계속 포교하시었습니다.
부처님께서 49년간 가르치신 바를 총 정리해서 보면 시기적으로 다섯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것을 오시교(五時敎)라고 합니다.
첫 번째 가르치심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죄를 짓지 않고, 어떻게 하면 지옥에 가지 않고, 어떻게 하면 극락에 갈 것인가 하는 것을 가르치셨던 시기입니다. 이것을 인천교(人天敎)의 가르침이라고 합니다. 인간세상의 사람들과 천상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옳은가 하는 것을 가르치신 시기입니다. 지옥과 천상에 태어나는 것은 각자가 짓는 업에 따라 가는 것이라고 설하시고 각자에게 업장소멸하는 법을 설하셨습니다.
이 시기에는 사람들로 하여금 유일신이나 다른 어떤 하느님에게 의존하는 것을 허락하면서 부처님도 의존하도록 교화하셨습니다. 이 가르침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브라만 신이 그들을 지옥에 보내거나 극락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지은 업에 따라 지옥에 가기도 하고 극락에 가기도 한다는 윤회 사상을 알게 되면서 점차 다른 신을 의존하지 않고 부처님만 의존하게 됩니다.
두 번째 가르치심은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발전해 가는 모습을 아시고 사람들로 하여금 무엇인가 의존하려는 습을 버리고 부처님에게 의존하려는 생각도 버리게 합니다. 오직 자기 스스로 자기를 지키는 법을 설하는 시기입니다. 자기가 자기 스스로 지키는 방법은 계율을 지키는 것입니다.
계율을 잘 지키면 선업을 쌓고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악업을 쌓게 되는 것입니다. 자기가 선업을 쌓지 않으면서 자기가 쌓은 악업의 과보로 생기는 고통을 누구에게 구제하여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자기 스스로 악업을 짓지 않도록 하는 신앙생활입니다.
계율을 철저하게 지키는 행자에게 자기완성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여 주었습니다. 이리하여 자각 신앙으로 들어가게 하였습니다. 이 자각신앙 시기에서는 홀로 서기 신앙 활동을 하는 시기였습니다. 처음에는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잘못은 자기가 참회하고 자기를 보호하고 홀로 선다는 좋은 의미였으나 후대에 와서는 자기밖에 모르는 소승이라고 하여 소승불교라고 이름 붙여졌습니다. 성문(聲聞) 연각(緣覺) 등의 아라한이 활동하던 시기였습니다.
세 번째 가르치심은 대승사상입니다. 대승사상은 나 혼자만 깨달음을 성취할 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존재와 함께 깨달음을 성취하고 극락세계에 함께 가고자 하는 보살사상입니다.
네 번째 가르치심은 돈교사상입니다.
대승사상의 가르치심을 배운 부처님의 제자들 중 어떤 제자는 소승사상에 집착하고 어떤 제자는 대승사상에 집착하여 서로 대립하고 반목하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 때 소승사상과 대승사상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하셨는데 이것을 돈교사상이라고 합니다. 성문 연각 보살이 누구나 일시에 성불할 수 있다고 하여 소승과 대승을 융합한 사상이 바로 돈교사상입니다. 소승의 과정에서 자기완성을 이루어 가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중생 교화 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하셨습니다. 참다운 자기완성을 성취시키기 위해서는 소승이다 대승이다 하고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시고, 이러한 차별심을 버리면 누구나 곧 성불한다고 하는 돈교사상입니다.
다섯 번째 가르치심이 일승원교입니다. 이것은 행자가 자기 완성도 기하고 타의 완성을 위하여 자기를 바치는 돈교사상이 성숙함에 따라 부처님께서 일승원교 사상을 가르치셨습니다. 일승원교사상은 화엄사상입니다. 화엄사상은 처음에 가르치셨던 인천교사상을 비롯하여 소승사상, 대승사상, 돈교사상을 총망라해서 원융무애하게 합한 사상입니다. 성불하는 길이 어떤 특정한 관념에 속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함으로서 모든 사람과 적대시 되지 않고 모든 사상과 적대시 되지 않으며 어느 누구와도 원융하여 장애가 없이 하나가 되어 성불하는 사상입니다.
이와 같은 순서로 부처님께서 49년간 때와 장소에 따라 사람들에게 맞게 부처님 법을 설하셨습니다. 이제 『금강경』은 어느 시대에 해당하는가 하면 소승 다음 대승사상 시기에 설하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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