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장수 진언은 『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대다라니경(千手千眼觀世音菩薩廣大圓滿無礙大悲心大陀羅尼經)』에 근거한 관세음보살 42수 진언 가운데 서른세 번째 진언입니다. 이 경전에서 관세음보살께서는 중생의 구체적인 42가지 필요에 응하여 각기 다른 손의 모양(수인, 手印)과 함께 진언을 설하셨는데, 석장수 진언은 그 가운데에서도 자비와 생명 보호의 서원을 가장 직접적으로 담고 있는 진언입니다.
경전 원문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若爲慈悲覆護一切衆生者 當於錫杖手 (약위자비복호일체중생자 당어석장수)
"만약 자비심으로 일체 중생을 덮어 보호하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석장수 진언을 따르라."
이 한 문장이 석장수 진언의 본질을 온전히 보여줍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모든 생명체를 해치지 않겠다는 서원, 자비의 마음으로 중생을 감싸 안겠다는 원력이 바로 이 진언의 핵심입니다.
한글 진언: 옴 날지 날지 날타바지 날제 나야바니 훔 반타
한자 음사: 唵那㗚智那㗚智那㗚吒鉢底那㗚帝娜夜鉢儜吽泮吒
범어(산스크리트) 복원 발음: 옴 나르띠 나르띠 나르따빠띠 나르떼 다야빠니 훔파트 (Om Narti Narti Nartapati Narte Dayapani Humphat)
진언의 각 음절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옴(唵)'은 모든 진언의 시작으로 우주의 근본 소리이자 삼신불(法身·報身·化身)을 상징하고, '날지 날지(那㗚智那㗚智)'는 석장을 흔들며 중생을 깨우는 소리의 반복으로 일체 미혹을 깨뜨린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날타바지(那㗚吒鉢底)'는 '자비의 주인'이라는 뜻으로, 관세음보살의 자비 원력 그 자체를 가리키며, '나야바니(娜夜鉢儜)'는 '인도하는 손'으로서 중생을 바른 길로 이끈다는 의미입니다. '훔(吽)'은 금강의 위력으로 마장(魔障)을 부수는 종자음(種子音)이며, '반타(泮吒)'는 진언의 위신력이 완성되어 원하는 바가 반드시 성취됨을 선언하는 결인(結印)의 음절입니다.
석장수 진언을 깊이 이해하려면 석장(錫杖) 그 자체가 지닌 불교적 상징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석장은 산스크리트어로 '칵카라(Khakkhara)'라 하며, 유성장(有聲杖)·명장(鳴杖)·지장(智杖)·덕장(德杖)이라고도 합니다. 5세기에 번역된 『득도제등석장경(得道梯橙錫杖經)』에서 가섭존자가 석장의 의미를 여쭙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석장이란 지혜의 지팡이(智杖)이며, 덕의 지팡이(德杖)이다. 성인의 지혜를 뚜렷하게 나타내는 까닭에 지혜의 지팡이라 하고, 공덕을 행하는 근본인 까닭에 덕의 지팡이라 한다."
부처님은 이어서 석장의 여덟 가지 뜻을 밝히셨습니다. '가볍다(輕)'는 번뇌를 여의어 삼계를 벗어남이요, '밝다(明)'는 지혜의 밝음을 얻음이며, '돌아오지 않는다(不還)'는 삼계의 미혹에 다시 물들지 않음이고, '깨어나다(惺)'는 사제(四諦)와 십이연기를 분명히 아는 것입니다. '거만하지 않다(不慢)'는 교만의 업을 끊음이며, '멀리 한다(疏)'는 오욕을 여의는 것이고, '채취한다(採取)'는 계·정·혜의 보배를 거두어 해탈을 얻음이며, '이룬다(成)'는 모든 부처님의 법장을 성취함입니다.
석장 머리 부분에는 보통 여섯 개의 금속 고리가 달려 있어 '육환장(六環杖)'이라고도 하는데, 이 여섯 고리는 육바라밀(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반야)을 상징합니다. 석장을 짚고 걸을 때 고리들이 부딪쳐 짤랑짤랑 소리를 내는데, 이 소리에는 두 가지 깊은 뜻이 있습니다. 바깥으로는 땅 위의 벌레와 뱀 등 작은 생명에게 '내가 지나가니 놀라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어 살생을 막기 위함이며, 안으로는 육도(六道)의 미몽(迷夢)을 일깨우는 법음(法音)입니다.
이처럼 석장은 단순한 지팡이가 아니라, 자비와 지혜를 동시에 구현하는 보살행의 상징물입니다. 관세음보살이 석장을 든 손(석장수)으로 나투시는 것은 곧 일체 중생을 자비로 감싸되, 지혜로 바른 길을 밝히겠다는 원력의 표현입니다.
석장수 진언의 가장 근본적인 공덕은 자비심의 증장입니다. 이 진언을 지극한 마음으로 염송하면,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몸소 깨닫게 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명을 해치지 않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굳어집니다. 불교의 가장 근본적인 계율인 불살생계(不殺生戒)가 머리의 이해를 넘어 마음 깊은 곳에서 체화되는 것입니다. 경전에서 "자비심으로 일체 중생을 덮어 보호하라(慈悲覆護一切衆生)"고 하신 것은 단지 물리적 해를 가하지 않는 소극적 의미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중생의 두려움을 없애주고 안락을 베풀라는 대승 보살도의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량겁 동안 윤회하면서 알게 모르게 지은 살생의 업, 남을 해치려 한 마음의 업, 분노와 원한으로 맺힌 업장은 현생에서 갖가지 장애로 나타납니다. 석장수 진언은 바로 이 살업(殺業)과 해업(害業)을 근본에서 녹이는 공덕이 있습니다. 진언을 정성껏 반복 염송하면서 과거에 지은 악업을 참회하고, 앞으로 일체 생명을 보호하겠다는 발원을 세우면, 관세음보살의 대비원력에 감응하여 업장이 점차 소멸됩니다.
『천수경』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만약 능히 정성을 다하여 몸으로는 재계를 지키고, 일체 중생을 위하여 과거에 지은 죄를 참회하며, 자신의 무량겁 이래 가지가지 악업을 참회하고, 이 다라니를 쉬지 않고 외우면 구하는 바 이루지 못함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석장수 진언은 특히 생명을 해치는 행위와 관련된 업장을 소멸시키는 데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진언이므로, 살생업이 무거운 이에게 더없이 큰 가피를 내립니다.
구설수란 말에 의한 재난, 즉 비방·모함·헛소문·오해·거짓 고발 등으로 인한 고통을 말합니다. 이 역시 업장의 한 형태인데, 석장수 진언이 구설수 소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하려면 석장의 원래 기능을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석장의 소리는 오해 없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청정한 소통의 상징입니다. 수행자가 석장을 흔들어 짤랑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은 숨거나 기만하지 않고, 자신의 의도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이와 같이 석장수 진언을 염송하면, 진언의 청정한 법음(法音)이 우리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을 정화시키고, 타인으로부터 받는 비방과 모함의 업장 또한 녹여냅니다.
경전에서도 "이 다라니를 외우고 수지하는 사람은 입으로 하는 말이 선하건 악하건, 일체 천마·외도·천룡·귀신이 모두 청정한 법음으로 듣게 되어, 그 사람에게 부처님 대하듯 공경심을 일으킨다"고 하였으니, 진언의 위신력이 구업(口業)을 정화하는 공덕이 분명합니다.
관재수란 관청이나 법원과 관련된 재난, 즉 소송·벌금·억울한 누명·관공서와의 분쟁 등을 뜻합니다. 석장수 진언이 관재수 소멸에 효험이 있는 이유는 석장 자체가 정법(正法)으로 바르게 이끄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석장의 뜻을 "바름(正)이며, 밝음(明)"이라 하신 것처럼, 석장수 진언을 지극히 염송하면 억울한 일이 밝혀지고 관청의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가피를 얻습니다.
물론 관재수 소멸에 직접적으로 해당하는 42수 진언으로는 제16수 월부수(鉞斧手) 진언 "옴 미라야 미라야 사바하"가 있으므로, 관재수가 특별히 급한 분은 석장수 진언과 월부수 진언을 함께 병행하여 염송하면 상호 보완적인 가피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경전에서는 "만약 국법을 어겨 관청에 붙잡혀 감옥에 갇히거나 칼과 쇠사슬에 묶이더라도 지성으로 대비주를 외우면 관청에서 스스로 사면하여 석방하리라(若爲王官收錄身 囹圄禁閉杻枷鎖 至誠稱誦大悲呪 官自開恩釋放還)"고 하셨으니, 관세음보살의 진언이 관재 해소에 직접적 위신력을 지닌다는 것은 경전에 명확히 근거합니다.
석장수 진언의 공덕은 자비의 서원을 바탕으로 한 소원성취로 확장됩니다. 경전에서 부처님은 "모든 중생이 현세에서 구하는 소원이 있는 자는 삼칠일(21일) 동안 재계를 청정하게 지니고 이 다라니를 외우면 반드시 소원대로 결과를 얻을 것이며, 나고 죽으며 지은 일체 악업이 모두 다해 없어질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다만 석장수 진언에 담긴 소원성취의 핵심은 이기적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자비 서원에 기반한 원력의 성취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나 혼자만의 안녕이 아니라 내 주변의 모든 존재, 나아가 일체 중생이 두려움 없이 안락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진언을 염송할 때, 관세음보살의 가피력은 가장 크게 발현됩니다.
석장수 진언의 기도 수행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기본 수행 순서로는 먼저 청정한 곳에서 108배를 올린 뒤, 천수경 또는 관음경을 1독하고, 관세음보살 명호를 1,000번 이상 정근합니다. 이어서 석장수 진언 "옴 날지 날지 날타바지 날제 나야바니 훔 반타"를 최소 108번 이상 정성껏 염송합니다. 마지막으로 발원문을 읽되, 일체 중생의 안녕과 자신이 구하는 소원을 함께 발원합니다.
일상 수행에서는 오가며 걸을 때, 일할 때, 쉴 때 틈틈이 이 진언을 소리 내어 또는 마음속으로 염송합니다. 진언 한 번 외우는 데 불과 수 초밖에 걸리지 않으므로, 어떤 수행법보다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습니다. 42수 진언 수행의 최대 강점이 바로 이 간편함에 있습니다.
기도 기간은 정하지 않고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특별한 소원이 있는 경우에는 경전에 따라 삼칠일(21일) 또는 백일 기도를 발원하여 정진하면 더욱 큰 영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병행 수행으로는 보시·방생·법보시를 함께 실천하면 기도의 공덕이 배가되며, 십선업(十善業)을 생활 속에서 지키는 것이 기도의 장애를 줄이고 가피를 앞당기는 지름길입니다.
관세음보살 42수 진언은 중생의 갖가지 필요를 42가지로 세분하여 각각에 맞는 진언을 설하신 것입니다. 이를 큰 주제별로 분류하면 석장수 진언이 42수 체계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차지하는지 더 분명해집니다.
재물과 풍요에 해당하는 진언으로는 제1수 여의주수(풍요·재물), 제22수 보협수(보물 획득), 제40수 포도수(풍작·수확) 등이 있습니다. 치유와 건강에 해당하는 진언으로는 제3수 보발수(뱃속 병), 제8수 일정마니수(눈 건강), 제9수 월정마니수(열병), 제12수 양류지수(갖가지 병) 등이 있습니다. 보호와 항마에 해당하는 진언으로는 제4수 보검수(귀신 항복), 제5수 발절라수(천마·외도), 제6수 금강저수(원적 항복), 제7수 시무외수(공포 해소) 등이 있습니다.
관계와 화합에 해당하는 진언으로는 제11수 보전수(좋은 벗), 제14수 보병수(가족 화합), 제17수 옥환수(좋은 동료), 제34수 합장수(상호 존중) 등이 있고, 지혜와 수행에 해당하는 진언으로는 제20수 보경수(지혜), 제37수 보경수(총명·학업), 제38수 불퇴전금륜수(보리심 불퇴전), 제23수 오색운수(깨달음)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비와 중생 보호에 해당하는 진언이 바로 **제33수 석장수(자비로 일체 중생 보호)**입니다. 여기에 업장과 재난 소멸에 해당하는 제13수 백불수(악업장 소멸), 제16수 월부수(관재수 소멸), 왕생과 정토에 해당하는 제19수 청련화수(서방정토 왕생), 제25수 홍련화수(도솔천 왕생), 그리고 제42수 총섭천비수(모든 장애와 역경 극복)가 전체 체계를 완성합니다.
이처럼 석장수 진언은 42수 전체의 정신적 토대라 할 수 있는 '자비와 중생 보호'를 대표하는 진언입니다. 다른 진언들이 특정한 현실적 필요(재물, 건강, 관직 등)에 응하는 것이라면, 석장수 진언은 그 모든 필요의 밑바탕이 되는 자비심 자체를 증장시키므로, 어떤 진언과 함께 염송하더라도 상호 보완적 공덕이 생깁니다.
석장수 진언의 근거가 되는 경전과 핵심 원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요 경전은 『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대다라니경(千手千眼觀世音菩薩廣大圓滿無礙大悲心大陀羅尼經)』으로, 당나라 가범달마(伽梵達摩) 역입니다. 석장수 관련 원문은 "若爲慈悲覆護一切衆生者 當於錫杖手(만약 자비심으로 일체 중생을 덮어 보호하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석장수를 따르라)"이며, 석장의 교의를 밝힌 경전은 『득도제등석장경(得道梯橙錫杖經)』으로, 5세기에 번역되었고 가섭존자와 부처님의 문답을 통해 석장의 8가지 의미를 설합니다.
석장수 진언 "옴 날지 날지 날타바지 날제 나야바니 훔 반타"를 입으로 외울 때, 우리는 관세음보살이 석장을 흔드시며 일체 중생에게 보내시는 자비의 소리를 함께 울리는 것입니다. 그 짤랑거리는 소리 하나에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보호하리라"는 보살의 서원이 담겨 있습니다.
업장이 무거워 고통스러울 때, 구설에 시달려 마음이 상할 때, 관재의 어려움에 막막할 때, 이루고자 하는 소원이 간절할 때 — 그 모든 순간에 이 진언을 지극한 마음으로 염송하십시오. 자비의 마음을 내어 일체 중생의 평안을 함께 발원할 때, 관세음보살의 가피력은 반드시 응답합니다.
경전에서 부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구하고 소원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所有求願 無不果遂者也)."
나무대자대비관세음보살마하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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